송구영신 예배를 드렸다. 오랜만에 찾아간 나의 모교회에서, 여러 사람과 신년 인사도 나누면서,
"그래. 난 너무 나만 생각하며 살았다."
라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과 최대한 웃으며 인사하고, 최대한, 의연한 모습으로, 그래, 난 거만하게 그렇게 앉아있었다.
허세였다.
친구의 아버님과 인사하던 때 였다.
"어 홍래야."
그 분은 가족 없이 혼자 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려는데,
"홍래야. 넌 행복한 거야. 넌 네가 기도한 대로, 다 이루어지잖아?"
.... 놀랐다. 그 분은, 여태 살면서, 그래 반 백년을 조금 넘게 사시면서, 주님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셨다.
그리고 가족이 교회에 나오길 계속 바라며, 교회도 계속 옮기면서, 가족을 위해 교회에 꿋꿋하게 나오셨다.
그리고 난 벌써 몇 개월째, 그 교회를 출석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말을 내게 하시는 거다.
난 기도한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청년인거다.
일순간 부끄러워져서, 짓고 있던 웃음을 어색하게 유지한채로 그 분의 덕담아닌 덕담을 계속 들었다.
난 나 혼자 교회 다니지 않는다. 물론 나의 아버지는 다니지 않고, 그게 우리 가족 필생의 기도제목이지만.
그런데, 내 친구 아버님.
그 분의 가족, 나의 친구를 비롯한, 어머님과, 둘째 녀석, 모두 아버님의 말을 듣지 않고,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내가, 아들 녀석한테 교회 나오라니까, '가서 쓸데 없이 뭐하냐' 라고 그래. 그래서 난,
'넌 그럼 교회 애들이 쓸데 없는 짓 할 때 뭐하냐?' 라고 하니,
'친구들이랑 피시방 가서 놀아요.' 라고 하는 거야. 참 나, 난 그 때, 그래, 이것들 그냥, 신경을 꺼버려야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 줄 아니? 무관심. 관심이 없어지는 거야.
나, 55년을 살면서, 교회 열심히 다니면서, 가족이 교회 다니길 기도하면서, 계속 노력했거든?
근데, 그렇게 생각이 박혀 버린 사람들, 내 힘으로 도저히 안 돼.
도저히 안 돼. 홍래야. 넌 행복한 거야."
그래. 주님의 힘으로만 되는 것인지, 나도 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신의 그것보다 비교 못 하게 쥐좆만해서,
그런 아픔, 견딜 수 없다. 자신의 피와 살 같은 가족이,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고 생각해보라.
난 2009년까지 너무 나만 생각 했다.
그러다 내가 무관심하게 방치한 사람들 하나 둘씩, 다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외려 난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내 분수에 안 맞는 관심일지도 모르는데, 난 그것, 부담스러워서 떨쳐내고 싶어했다.
난 너무 내 생각만 했다.
2009년 말미, 일련의 일들, 그래 그것들은 모두 나의 이기심의 소치다. 내 책임이다.
행복한 2010.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말을 걸기 시작한다. 내가 2010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 질 수 있는지.
하지만 오늘 일, 새해 벽두, 내가 들은 첫 행복론은 무관심에 관한 것이다. 무관심이 제일 무섭다.
싫고 좋고의 문제를 떠나, 관심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사람 살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관심이 없다면 그걸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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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군생활 할때도 그생각 많이 했어.. 관심이 없으면 그대로 끝. 싫은 것만도 못한 무관심.
2010/01/06 03:00그리고 나, 전역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