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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ah Rally [詩] 2nd Ep. 왈츠

같이 왈츠를 추고 싶어 손을 내밀어 고운 코를 두드렸다 겨울 요정들의 왈츠가 흩날린다 그 찰나를 모두 바치고 싶었다 내밀었던 나의 손 요정들이 내려와 앉았을 때 빛가루 같은 왈츠를 추고 싶었다 왈츠는 없었다 손은 허공에서 멈..

내일이 짧아진다.

오늘은 길다. 오늘은 참 길다. 오늘 오늘 오늘. 오늘은 늘 길고 지루하다. 그래서 내일이 짧아질 거란 허무맹랑한 기대를 한다. 안경에 김이 서린다. 중부지방 한파. 기록적인 폭설. 103년 만의 최대 적설량. 나는 이 절호의..

아프리칸티티새

아프리칸 티티새는 희망봉에서 지브롤터까지 쉬지 않고 날고 있다. 깃털도 없고, 부리도 없다. 날개와 다리, 눈 만을 믿고 날고 있을 뿐이다. 티티새를 붙잡지 말아달라.

무관심이란.
무관심이란. 2010/01/01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다. 오랜만에 찾아간 나의 모교회에서, 여러 사람과 신년 인사도 나누면서, "그래. 난 너무 나만 생각하며 살았다." 라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과 최대한 웃으며 인사하고, 최대한, 의연한 모습으로, 그래,..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내가 요리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착각이 들 정도다.
아마 이 여름 내내 밀양의 햇볕 아래 매일 10시간 이상만 노출이 되어도
맛있는 찜요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에어컨이란 걸 만들어준 서양의 어느 발명가에게 매우 감사하게 된다.

이곳은 얼음골이라는 꽤 알려진 휴양지가 있어, 이 맘 때 즈음하면 피서객이
만만찮은 숫자로 유입된다고 한다. 이 곳에는 전경부대인 508부대(내 군생활을 바친 곳이다)가 있는데, 근무 때마다 불쾌지수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 5월 말에는 밀양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했다. 비밀의 햇빛이라는 뜻으로, 영어제목 'Secret Sunshine'을 걸고, '密(빽빽할, 은밀할 밀)' 의 중의를 잘 이용하여 한 여자의 무너진 삶 뒤에 비추는 빛에 대해 이야기한 그 영화는,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밀양역의 홀 내에는 영화 밀양의 스크린샷들이 자랑스럽게 걸려있고(지난 6월에 왔을 때는 역에 아무것도 없었건만....), 택시 기사 아저씨도 내가 영화과를 다닌다고 하자, 영화 밀양에 대해 줄줄이 썰을 풀어놓으시기까지 했다. 나 역시 그 영화를 보면서 한 여자를 긴밀하고 진실되게 만나본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래서 한 번, 그 영화에 나왔던 골목과 약국, '로망스'라는 가게, 피아노 학원이 있던 자리(지금은 왠 파전집을 하는 듯), 아들의 시체를 확인하던 그 장면의 장소(택시 아저씨가 자기 고향이라며 안내해줬다. 운이 참 좋았지)까지 주욱 다녀보았다. 장소 자체는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산골, 도시였지만, 영화를 본 후의 느낌을 생각하며 둘러보니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계속 크게 하게 되었다. 얼마 전,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면서 잠시 눈물을 흘렸던 그 가슴이 다시 흔들거리는 듯 했다.

기왕에 얼음골까지 가보려 했으나 시간이 늦어 그만두었다. 다음에는 얼음골을 기필코 가보리라. 군생활하면서 그 유명하다는 곳을 한 번 못 가봤는데, 한 번 한을 시원하게 풀어볼 요량으로 가는게, 좋을 듯 싶다.

밀양이란 곳이 햇볕만 뜨거웠지, 기실 이 곳 사람들이 훈훈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군생활의 영향일 수도 있으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예전에 합천에 갔을 때(그 때는 파견근무로 갔었다) 그 곳 주민들도 왠지 쌀쌀했다. 관광지라 그런지 몰라도, 그 사람들도 그리 쉽게 정을 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밀양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받았다. 서울사람만 차갑다 차갑다 말을 많이 했지만. 기실 그건 도시로 성장하면서 변화한 삶의 냄새 때문이지, 지역 탓은 아니다.

밀양을 언제 떠날지 아직 알 수 없다. 조만간은 떠나게 되겠으나, 왠지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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