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의 꿈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꿈. 자세한 전개나 등장인물들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에서, 그 사람과 나는 연인이었다. 문득 그게 꿈이란 걸, 그 안에서 알아차렸을 때의 그 기분은, 언짢았다. 꿈꾸는 동안, 깨고 난 뒤에도 계속..
해내지 못한 일에 대한 연민과, 짜증이 섞인 그런 기분..
왜 난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 했던 걸까. 아직까지도 이렇게 잊지 못해 꿈에서도 그리워하고 있는데. 이렇게나 많이... 헌데 어째서?
이런 생각들이 마구마구 쏟아져 내려와, 아직까지도 종종 넋이 나간 듯 가만히 아무런 예비도, 방어책도 없이 나를 버려두는 시간이 있다.
정말 난 그 사람을, 정말, 좋아했었나보다.
그녀의 툭툭 내뱉는 말이나, 처진 눈과 눈썹, 트여놓기를 가끔 즐기던 튀어나온 이마, 핏줄이 살짝 보일 정도로 얇은 피부와, 가까이 보고 있으면 가슴이 떨리는 붉고 도톰한 입술, 이따금식 검은색이 되곤 하던 새끼 손톱, 좁디 좁아 내 한 손에 다 감싸게 되는 어깨, 적은 숱, 여린 목선, 웃을 때 조금 경박해보이기도 했던 웃음소리..
지금은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연인이 되어 사랑받고 있을, 그런 그녀를 보며, 그리며, 생각하며 난 늘, 가슴 한 구석이 아프다.
아직도 난 그녀의 목소리에 숨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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